군민과의소통

군수님.
저는 화순에서 태어난 전남대학교 86학번으로, 여동생이 신안에서 중등교사로 초임 발령을 받아 2년간 재직하기도 했었다는 것은 먼저 밝힙니다. 초등학교 교편을 잡으시다 명예퇴임하신 부친 또한 완도 소안도에서 초임 3년을 보내셨던, 그래서 이번 사건의 배경이 어떤 분위기인지가 짐작이 됩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나쁜 짓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시에는 그런 일 없냐\\'는 그 유명한 인터뷰처럼 이 세상 어디에나 인간쓰레기가 빌붙어 서식합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렇게 뻔뻔하게 자신의 주변을 두둔하기에 바쁜 나이 쳐먹은 같쟎은 놈은 별개로, 개개인의 범죄행위에 대해 군수님이 대표하시는 지역사회에 이렇게 글을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므로 거기에 대한 비난은 안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범죄에 대해 집단으로 옹호하고 감추려고 한다면 그건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지\\'라거나 \\'여자가 꼬리를 치니까\\'라는 인터뷰에 대해 악의적인 편집이라고 하는데, 그 앞에 어떤 미사여구를 아무리 길게 집어넣어도 제 \\"오해\\"의 정도가 줄어들 것 같지 않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커지기 전에 내뱉었던 말이 본심 아니겠습니까? 그냥 1명 매장시켜서 조용히 넘어가 \\'당신들 만의 세상\\'을 지키고 싶었던거 아닙니까?
그리고 선생님들이 고분고분하지않으면 싸가지없다고 왕따시켜 못버티게 만드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그 3명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집단적으로 만들어준 토양인데, 사죄문 어디를 봐도 \\"(그들을 대신해서) 죄송하다.\\"이지 당신들이 했던 역할에 대해서는 반성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더군요.
거기다 깊이 반성한다고 사죄문을 발표하면서, 오늘보니 선처해달라고 탄원서에 집단으로 서명해주었더군요. 그 A氏라는 분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A氏라고 가명처리해도 동네에서는 누구인지 뻔히 알텐데 행여 왕따 당하는건 아닌가가 우려되는건 제가 오지랍이 넓어서만일까요? 솔직히 그 동네 분위기가 관광객이 줄어 손해를 걱정하는 것이지 잘못했다고 생각하기는 하나요? \\'선처해달라\\'고 주민들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를 보는 순간, 그 어떤 사죄문도 거짓으로 보입니다. 행여 이웃을 사랑하는 미풍양속이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지요?
이건 개인의 범죄와 별개로 군수님을 포함한 흑산도 주민, 신안군민의 문제 아닙니까?
그러나 군수님이나 이장단이 읽어내려가는 사죄문은 \\'(그들을 대신해) 사죄한다.\\'이지, 스스로가 그런 사회를 만들어왔던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더군요. 그냥 \\"남 탓\\"입니다. 말로만 \\"대단히\\" 죄송하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 \\'대단하게\\' 받아들일까요? 크던 작던 본인들이 했던 역할에 대한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영혼없는 사죄문은 분석이 아니라 감각으로 인지됩니다. 당연히 군수님도, 주민들도 죄송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 \\"놈\\"들을 대신해서일 뿐이라는게 문제겠지만요. 최소한 저에게는 그렇게 들립니다.
일부 격한 표현, 소위 말하는 쌍욕이 들어가 있습니다. 저도 50이 넘었고, 이렇게 표현하면 안된다는걸 모르는건 아니지만 \\'일부러\\'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왜 굳이 그렇게 했는지를 아시는 거야말로 진정한 사죄와 스스로가 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